창조적 문화목회의 과제 1 창조적 문화목회는 21세기의 새로운 환경에 응답하고자 한다. 급변하는 현실세계의 다양한 요구들에 교회가 민감하게 반응하지 못하면 마치 섬처럼 고립될 수 있다. 그래서 교회가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지역공동체에 참여하고 지역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변혁하는 일에 기여하는 것은 지역을 단지 구제의 대상이거나 전도의 대상으로만 보려는 시각을 넘어서는 것이다. 사회나 지역이 교회에게 기대하는 공적 역할을 진지하게 숙고해야 한다. 그래서 문화목회는 공공신학적 관점에서 볼 때에도 매우 의미있다. 공공신학(public theology)은 전통적인 기독교사회윤리와는 달리 공공의 영역에서 기독교적 입장을 가지고 원탁의 대화에 참여한다. 다양한 사회적 주체들과 협력하여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한 환경과 조건들을 만들기 위해 기독교적 가치관에 입각하여 기여하려고 한다. 공적인 역할을 강조한다는 의미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지만 다원주의 사회라는 조건을 전제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공공신학적 관점을 수용하면, 지역사회와 함께 더 나은 삶에 기여하려는 창조적 문화목회는 오늘 한국적 상황에서는 교회들이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고 공적인 인정을 획득하기 위해서라도 매우 필요한 방향이다. 지역사회에서 아무런 관련을 맺지 못하며 고립되어 있는 교회들이 많은데, 지역의 공적인 문제를 해결하려고 지혜를 모으고 여론을 형성하는 일에 참여하기 위해 문화적 유연성과 창조성을 발휘해야 한다. 지역사회개발의 세계적인 권위자 짐 아이프(Jim Ife)는 지역의 건강한 발전이 반드시 정의롭고 생태적인 것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역사회가 정의로운 경제구조와 건강한 공동체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하며, 경제적 이익만을 추구해서 마구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생태적인 삶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은 교회가 지역사회를 바라보는 선교적 관점과 다르지 않다. 문화목회 역시 지역사회를 이렇게 변화시켜야 한다. 80년대 광우병으로 완전히 초토화되었던 영국 북부의 토트네스(Totness)라는 마을은 지금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자연주의 마을, 유기농 마을, 협동조합의 마을이 되었다. 이렇게 변하기까지 역시 교회가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 이곳은 경제정의를 이루기 위해 외부의 기업이나 체인점이 들어오는 것을 차단하여 철저히 지역자산을 기반으로 하는 자립적 구조로 지역사회의 건강성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니 구성원들의 삶도 자연스럽게 생태적으로 변했다. 또 영국 런던 동부의 '브럼리 바이 보우(Bromley by Bow) 교회와 센터'는 2차 세계대전 당시 폐허가 된 지역으로 빈민들과 무슬림 이민자들이 사는 곳이었다. 여기에 연합개혁교회(URC) 계통의 앤드류 모슨(Andrew Mawson) 목사가 84년에 개척을 했다. 개종선교가 어려움을 인식하고 지역사회가 필요한 일에 집중하고자 했고, 예배당을 탁아소로 만들었다. 무료건강센터를 짓고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며 자립을 돕기 시작했다. 지역의 예술인들과 협력하여 주민들이 문화예술을 통한 경제활동에 참여하도록 했고 시와 협력하여 사회적 기업과 창업을 활발히 진행했다. 지금은 사회적 기업 학위과정과 창업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런던에서도 가장 모범적이고 성공적인 지역개발 및 지역복지 사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필자가 방문했을 때 이 교회가 하는 사역을 소개받고 큰 도전을 받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사례는 많다. 최근 방문했던 청주의 '쌍샘자연교회(백영기 목사)'는 도심지는 아니지만 생태적이고 문화적이며 공동체적인 삶을 위해 공부방, 도서관,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 등을 통해 지역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문화목회는 이처럼 단지 전도를 위한 교회성장의 프로그램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교회를 한 공동체로 보고 더 나은 삶, 전인적으로 건강한 삶을 지향하는 하나님나라의 문화운동인 것이다. 성석환 목사 / 도시공동체연구소장ㆍ동숭교회 문화목사 ====== 그는 "BBBC는 1984년 URC 계통의 앤드류 모슨(Andrew Mawson) 목사 부부가 몇 명의 회중과 함께 개척을 시작했던 이곳은 런던 동부의 전통적인 빈민촌, 즉 이민자와 무슬림들의 지역으로 전쟁 이후 개발이 더뎠던 곳이었다. 처음 이 교회는 곧 문을 닫을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앤드류 목사와 일행은 가난하고 비위생적이며 교육받지 못하는 지역주민들을 위한 봉사를 시작하게 되었다"며 "런던 최초의 무료건강센터를 시작으로 지역의 예술가들과 주민들을 연결시킨 사회적 기업 창업, 그리고 문화예술 활동을 통한 자립, 무엇보다 기독교예배당을 주로 무슬림 주민들의 탁아 보육 공간으로 제공함으로써 획기적인 지역공동체 선교를 감당하게 되었다"고 했다. 이어 "이후 교회는 보다 더 전문적인 사역을 위해 사회적 기업지원 센터 격인 CAN(Community Action Network)을 창립했고 여기서 지역사회의 청년들을 사회적 기업가로 교육했으며, 현재는 여러 사회단체들이 함께 시민사회의 혁신과 정의를 위해 협력하는 센터로 변모하게 되었다"며 "이 교회는 처음부터 수적 부흥이나 전도 자체에 목적을 두지 않고 지역주민이 가장 필요한 것들에 집중하여 하나님의 선교를 수행했다"고 했다. 성석환 교수는 "최근에 부천의 새롬교회(이원돈 목사)나 양평의 국수교회(김일현 목사) 등이 지역주민들의 문화적 삶의 질을 높이고 공동체적 유대 강화를 위해 사회문화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회적 기업과 같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또 "연구자는 최근 대학로의 동숭교회(서정오 목사)를 중심으로 지역공동체 형성을 위한 '잣골문예협동조합'을 창립했다"고 했다. 또 "동시에 창립한 '대락로문화포럼'은 2013년 12월 10일 마로니에 커뮤니티 홀에서 동숭교회 목사와 대학로성공회교회의 신부를 포함하여 학계 인사, 문화전문가, 건축가, 원로 등이 22명의 회원이 참여했다"며 "본 포럼을 통해 공공신학의 문화적 실천으로 지역사회의 문화복지를 증진시키는 일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덧붙여 "'대학로문화포럼'이 지역주민과 문화단체들의 관계망을 넓히고 대학로의 상업적 개발을 지연시켜서 지역주민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된 문화지구의 개발을 지향하도록 관과 협력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동숭교회는 간접적인 지원을 통해 지역선교를 공공신학적으로 실천하고자 하는 것이다"고 했다. 그는 "본회퍼의 용어를 빌린다면 '일반적인 사회의 사람들에게 성서의 내용을 비종교적으로 재해석해야 하는 과제'와 같이 공공신학적 입장에서도 지역사회의 문화복지를 위해 헌신하고 필요한 공적 역할을 감당하려는 선교적 패러다임의 전환이 절실하게 요청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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