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을 통한 지역 사회와의 소통
지난 2009년부터, 수요 인문학 카페를 진행하고 있는
새롬교회(담임 목사 이원돈)는 지역 주민들과의 소통을 위해
인문학을 활용하는 경우라 할 수 있다.
이원돈 목사는 학생시절 KSCF 활동을 하면서 부천 약대동이 빈민 지역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1986년 약대동 주민들을 섬기려는 마음으로 그곳에 교회를 개척했으며,
출석 교인의 숫자는
많지 않지만, 약대동 주민들과 소통하려는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교회다.
수요 인문학 카페를 시작하기까지
새롬교회는 1986년 교회 창립과 더불어 무주택 맞벌이 부부의 아이들을
보육할 목적으로 ‘새롬어린이집’을 개소해, 아침 8시부터 저녁 6시까지
취학 전 아이들을 돌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1989년에는 어린이집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마을 도서관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했고,
성도들의 헌금으로 5,000권의 책을 보유한 ‘약대글방’을 세웠다.
그 다음 해인 1990년에는 ‘약대글방’의 공간 안을 이용해
‘새롬공부방’을 시작했다. ‘새롬어린이집’이 미취학 아동을 위한
보육 활동을 중심으로 한다면, ‘새롬공부방’은 초등학생들의 교육 지원이
주된 목표다.
새롬교회가 자체적으로 ‘약대글방’과 ‘새롬공부방’을 운영한 지 약 10년
정도가 흐른 1999년, 부천시에서 ‘푸른부천만들기21 추진협의회’를
구성했는데, 푸른부천21이 추진하는 사업 가운데 하나가 ‘지역 도서관의
활성화’였다.
이를 위해 부천시는 13개의 작은 도서관을 지역의 복지관과 주민자치센터
에 세워 민간 단체로 하여금 운영하게 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약대동 주민센터에 위치한 ‘약대 신나는 가족도서관’이며,
그 운영을 ‘약대글방’과 ‘새롬공부방’을 운영하고 있던 새롬교회에 위탁하게 된 것이다.
새롬교회가 ‘약대 신나는 가족도서관’을 수탁 받아 운영하기 시작한 것은
2002년의 일이었고, 그때부터 새롬교회는 새롭게 시작된 도서관에서
주부 독서치료 모임, 은빛한글배움터, 음악회 등을 진행하다가,
2009년부터 ‘약대 신나는 가족도서관’에서 ‘수요 인문학 카페’를
시작하기에 이른다.
새롬교회 이원돈 목사는 새롬교회가 ‘인문학카페’를 시작하게 된 이유를
지역 사회와의 소통을 위해서였다고 말한다. 교회의 용어와 문화가 게토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성경의 가르침을 지역 주민들과 나누기 위해서는
그들과 소통할 수 있는 언어가 필요하고, 오랜 세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던 인문학은 좋은 도구가 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였다.
그런데 여기에서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이원돈 목사에 따르면,
교회가 지역 사회와 소통하려는 목적으로 인문학을 채택하기 위해서는,
그에 앞서 지역 사회와의 소통을 위한 ‘공간’을 확보하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 새롬교회는 교회를 창립할 때부터 ‘새롬어린이집’, ‘약대글방’,
‘새롬공부방’을 운영했고, 무엇보다 그 열매로 ‘약대 신나는 가족도서관’을
수탁 받음으로써, 지역 주민과 소통할 수 있는 하드웨어로서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 ‘인문학’이라는 소프트웨어를 담을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런 점에서, 새롬교회 이원돈 목사는 지역 교회가 인문학 모임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지역 주민들에게 ‘제3의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피력한다.
이원돈 목사는 ‘제3의 공간’을 이렇게 설명한다. ‘제1의 공간’은 가정이고,
제2의 공간’이 직장이라면, ‘제3의 공간’은 가정이나 직장이 아닌 공간이라는 것이다.
이 목사는 최근 적지 않은 교회가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교회가 아닌 공간,
그러면서도 교회와 세상 사이의 소통이
가능한 공간을 먼저 갖추고, 그 공간 안에서 인문학이라는 소통의 언어를 활용할 것을 권장한다.
물론 교회의 공간을 활용해 인문학 강좌를 시작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만일 그 대상에 비그리스도인까지 포함하기를 원한다면, 인문학 강좌를 시작하는 공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수요 인문학 카페의 진행 방법
새롬교회가 운영하는 수요 인문학 카페는 현재 약 15명 정도가 참여하고 있다.
그 가운데 3~4명이 새롬교회 교인이며,
또 다른 3~4명은 다른 교회 성도들, 그리고 참석자의 절반 정도가
비그리스도인이다. 매월 둘째 수요일에 모여 정해진 책을 미리 읽어온
참석자들이 책의 내용을 중심으로 함께 토론하는 형식이며,
진행은 참석자들이 돌아가면서 맡는다.
입학 및 수료의 개념은 없으며, 매월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이 모임에는
언제라도 새로운 사람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고, 지속적으로 참석하던
사람들 역시 개인 사정으로 참석을 중단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새롬교회는 어떻게 지속적으로 참석자들을 확보하고 있을까?
새롬교회는 수요 인문학 카페의 활성화를 위해 여행을 비롯한 이벤트를
기획하기도 한다.
그러나 여러 활동보다도 석달에 한 번씩 홍세화, 김규항 등 책의 저자를
직접 초청해 강연을 들음으로써, ‘
약대 신나는 가족도서관’에는 언제나 공부하는 모임이 있다는 점을 동네 주민들에게 홍보한다.
초청 강좌의 경우에는 평균 30여 명이 참석하고 있다.
이원돈 목사가 수요 인문학 카페 모임에 참여해 진행을 돕기는 하지만,
참석자들이 돌아가면서 진행자가 되고 참석자들의 독서와 토론이 모임의
중심이 되다 보니 책 선정이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이원돈 목사는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볼 때 「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괴물의 탄생」, 「마당을 나온 암탉」
등의 책들이 그리스도인과 비그리스도인이 함께 모인 인문학 카페 모임에서
소통을 위해 효과적이었다고 추천했다.
교회 안에서 인문학강좌를 준비하는 목회자라면 참고할 만할 것이다.
새롬교회가 수요 인문학 카페를 시작한 것은 교회가 지역 주민과 소통할 수
있는 언어를 찾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이원돈 목사는 인문학 카페에서 처음
부터 전도나 설교를 위한 인문학 공부가 되지 않도록 주의한다고 했다.
성프란시스대학 박남희 교수 역시 ‘최근 교회가 인문학 강좌를 개최하는
경우가 많은데, 목사님들이 처음부터 기독교적인 대답을 가지고 시작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원돈 목사는 처음부터 전도를 목적으로 인문학을 공부하지는 않지만,
인문학이란 삶에 대한 이야기이기에 자연스럽게 기독교인의 가치관과
삶을 나누게 되었고, 비그리스도인들에게 기독교를 소개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말한다. 이에 대한 눈에 보이는 열매 가운데
하나가 올해부터 시작하는 ‘성서아카데미’다.
그동안 수요 인문학 카페에 참석하던 사람들 가운데 인문학만이 아니라
성경을 공부하고 싶다는 이들이 생겼고, 그들을 중심으로 올 가을부터
‘성서아카데미’를 시작하기 위해 기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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