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에큐메니칼 정신에 기초한
작지만 영향력 있는 '생명망 목회'를 꿈꾼다
이원돈 목사 (부천 새롬 교회)
교회, 생태계인가? 동물원인가?
얼마전 안철수교수가 "삼성 동물원, 애플 생태계"라는 유명한 말을 했다. 이 말은 우리 사회를 생태계적인 관점에서 잘 표현한 말 이다. 안철수교수는 "애플은 작은 협력업체를 살리면서 기업 생태계를 만드는데, 우리 한국의 대기업은 작은 기업이나 중소기업을 죽이면서 성장하는 동물원이다. 이런 식의 성장을 한다면 결국 기업에도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소위 IT계의 새로운 리더십이었던 안철수교수는 이제 낡은 산업화 시대가 가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도 산업화 시대의 양육강식, 승자 독식, 무한 경쟁의 패러다임으로 기업을 하는데 이것이 낡은 동물원의 생태계라는 것이다.
지금 이런 낡은 동물원적 산업화 방식이 붕괴되기 시작하고 있고, 애플과 같은 IT들은 2.0의 방식, 즉 참여, 공유, 연대의 생태계를 만드는 새로운 생태계가 뜨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생태적 사고를 오늘 우리는 교회에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다.
우리는 지금 한국 교회가 새로운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아닌, 낡은 동물원적인 생태계가 지배하는 즉 양육강식, 승자 독식, 무한 경쟁으로 치열하게 경쟁하는 방식의 대표적인 곳이 되어 가고 있지 않는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렇게 된 것은 한국교회가 아직도 산업화 시대, 동물원적 생태계를 가지고 새로운 생태계의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닮고 싶은 교회는 무엇인가? 수정교회인가, 세이비어교회인가?
그 상징적 예로 산업화 시대의 방식을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교회가 수정교회인데, 이 교회가 최근 파산 선고를 받았고, 요즘 전세계적으로 제일 존경받고 있는 교회는 세이비어교회라는 것이다. 세이비어교회의 규모는 1백50명라고 한다. 이것은 교회의 새로운 생태계가 등장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수정교회가 대표하는 산업화 시대의 메가처치의 교회모델이 붕괴되고, 1백50명 단위의 작지만 영향력이 있는 세이비어교회와 같은 교회가 전 세계적으로 뜨고 있는 새로운 생태계의 변화를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점이 오늘 미래 목회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아닌가 생각한다.
이처럼 워싱턴의 빈민 사역을 중심으로 작지만 영향력 있는 교회(small effective church)의 새로운 롤모델로 뜨고 있는 세이비어교회의 사례를 볼 때 우리가 결론적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은 이제 지역 중심의 작고 영향력 있는 생명ㆍ생태 목회가 탄생하기 시작하였고 미래 목회는 이처럼 마을과 지역 중심의 생명망 목회를 지향해야 한다고 생각 한다.
이것은 이제 교회 목회자가 교회에 갇힌 목사가 아니라 지역과 마을을 목회하는 마을과 지역의 생명망을 짜는 목사가 되어야 함을 의미 한다. 이처럼 미래교회는 교회 중심적이 아니라 마을 중심적, 성장 중심이 아니라 봉사 중심으로 작지만 영향력이 있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핵심적인 것은 이제 교회와 목사는 교인과 교회 대상만의 교회와 목사가 아니라 지역사회, 마을 단위의 마을의 교회와 목사, 지역 사회에 선한 관계와 영향력을 가진 교회와 목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교회와 목사가 지역의 교회와 목사, 마을의 교회와 목사로 변화되어 지역 에큐메니즘에 기초하여 지역과 마을의 생명망을 짜고 생명을 살리는 생명 교회와 생명망 목회를 시작하는 것, 이것이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생태계에 새롭게 적응하는 교회의 첫 시작과 사명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교회여! 사회적 고립에서 사회적 협동으로 나가자
요즈음 힐링이 대세이고 유행이다.
지금 한국의 많은 사람들은 그동안 경쟁만하면서 살아서 과거 어느 때보다 불안하고 우울하며 무기력하고 또 분노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자살률이 말해주듯 최악의 불안과 우울, 무기력과 분노를 증폭시키는 불안 증폭 사회를 경험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그래서 여기저기 힐링이 유행이다. 그만큼 상처입은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다.
이러한 힐링의 열풍 속에서 최근 우리들 가운데 일어나는 묻지마 살인의 사례를 한번 생각해 보자? 이번 사태를 가장 잘 그린 신문 만평에는 거리의 사람들이 저마다 가슴 속에 칼을 품고 있는 우리 사회의 섬뜩하고 고통스러운 현실을 잘 표현했다.
그러면 오늘 현대사회가 치유해야 할 가장 큰 질병은 무엇인가?
오늘 현대사회의 가장 역병은 다름아닌 고립, 격리 그리고 우울증 등이고 이 침묵과 허무와 우울의 문화가 우리 모두를 뒤덮고 있다는 것이다.
얼마전 일본을 뒤흔든 NHK 특집 방송이 방영되었는데 그 제목이 바로 '무연사회'이었다. '무연사'는 모든 인간 관계가 끊긴 상태에서 혼자서 죽어 거두어 줄 사람이 없는 죽음을 말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사귐 즉, 인연(緣)이 엷어지다 못해 없어지는(無) 사회로 변해간다는 것이다. 이는 현대 사회가 은둔형 외톨이 무연사회로 가고 있음을 드러낸다.
그래서 우리는 요즘 과거에는 듣지 못한 말들을 많이 듣고 있다, '히키코모리'라는 은둔형 외톨이와 쓸모없는 잉여인간, 그리고 이 모든 것의 종합판인 무연사회라는 말들이다.
마을공동체가 힐링캠프이다.
상처받는 사람을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사회에서 개인적 차원의 힐링이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뻔한 소리지만 힐링에 대한 관심이 사회변화에 대한 관심으로 연결되지 않으면 안된다. 치유의 핵심은 개인이 아니라 공동체이다. 모든 치유는 공동체로부터 오는 것이고 오늘 이 모든 문제는 참다운 공동체가 파괴되었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인 것이다. 다시 말해 문제의 핵심을 보는 사람은 마을과 공동체 교회가 힐링캠프라 진단하는 것이다.
이제 세계는 경쟁에 기초한 적자생존의 원리를 경계하고 그 대안으로 '공생과 협동'을 이야기하기 시작하고 그 토대로 가정과 교회, 마을과 지역사회를 통한 협동과 공생의 원리로 다시 마을만들기와 사회적 기업과 협동조합으로 나가자는 흐름이 등장하고 있다.
이제 마을을 배우고 협동을 이야기 하면서 다시 마을과 가정과 교회에서 협동과 공생의 삶을 배우기를 원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미래에는 다른 사람과 어울리지 못하는 지나치게 계산적이고 지나치게 경쟁적인 산업화 시대의 인간형이 지고 이처럼 마을을 만들고 사회적 기업을 세우고 협동조합을 만들며 서로 배우고 나누는 협동적 인재를 요청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미래 생명생태시대의 대안은 각 분야에서의 협동적 생명망짜기 운동이 될 것이다. 생명망 짜기란 공장 중심의 산업화 시대의 경쟁과 성장주의의 방식을 넘어서 지역사회를 돌보고 마을의 생명을 살리는 생명 생태운동으로서 이러한 생명운동만이 진정 한국 사회의 미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한국교회는 자기 몸집의 성장에 몰두하기보다는 이러한 지역사회와 마을의 대안적 생명망 짜기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전국의 마을과 마을의 교회마다 지역의 생명을 살리는 지역의 생명망 운동이 들불처럼 일어나길 기도드린다.
작지만 영향력 있는 새로운 교회 생태계에 대한 상상
최근에 작은 교회 일각에서 새로운 교회의 생태계에 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우리는 '의도적'으로 '작은 교회'를 지향해야 한다. 크지 못해서 작은 교회가 아니라 건강한 작은 교회를 지향해야한다는 새로운 교회생태계에 대한 상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건강한
작은 교회에 대한 꿈은 교회의 여부는 건강한 교회에 대한 질문을 교회의 크기 보다는 그 교회가 지역사회와 교회 내부에 생명적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는가 하는 문제로 보고자하는 문제의식이다.
이는 오늘 한국의 대형 교회가 문제가 되는 것이 이러한 대형 교회의 등장이 바로 한국의 사회와 교회의 생태계를 붕괴시키기 때문이라는 문제의식 때문이다. 그러므로 작지만 영향력 있는 건강한 작은 교회에 대한 관심은 이러한 건강한 작은 교회들이야말로 교회의 생태계를 건강하게 부활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믿음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건강한 작은 교회란 지역 생명망을 짜는 작은교회로서 더이상 성장형 대형교회를 닮는 작은 교회가 아니라 새로운 교회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는 작은 교회이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새로운 교회의 생태계를 만드는 건강한 작은 교회란 지역사회의 복지 생태계 학습생태계 문화 생태계를 형성하며 마을만들기,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등 생명 사회경제를 담지한 공공신학을 작은교회의 신학으로 삼는 교회 이어야 할 것이다.
첫째로 건강한 작은 교회의 새로운 생태계는 새로운 지역 사회 복지 생태계를 형성하는데 있어야 할 것이다. 새로운 복지 생태계란 지역사회의 돌봄과 복지에 참여하는 복지 마을 만들기의 생태계에 참여하는 것이어야 할 것이다.
둘째로 건강한 작은 교회의 새로운 생태계는 새로운 학습생태계를 형성하는데 있을 것이다. 작은 교회들이 형성해야 할 새로운 학습생태계는 평생학습시대에 주일 중심의 교회학교로 폐쇄된 교회교육이 아니라 최근 시민사회 중심으로 형성되는 마을의 지역아동센터, 도서관, 지역사회 방과후 학교 등과 함께 학습 생태계를 이루는 새로운 교육 학습 생태계가 될 것이다.
셋째로 건강한 작은 교회가 만들어 나가야 할 새로운 생태계는 문화 생태계로서 주류 문화담론을 넘어 다문화 가정 탈학교 학생 등 지역사회의 작은 자들과 함께 대안문화로 소통하는 새로운 문화생태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되어야 할 것이다.
넷째로 작은 교회가 만들어 나가야 할 새로운 생태계는 사회 경제 생태계로서 대기업이나 대형 교회 중심의 약육 강식과 무한경쟁과 승자독식의 생태계가 아니라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마을 만들기 등 지나치게 경쟁 시장화된 경제에 대해 공동체적인 사회적 자본과 생명자본의 생명망을 짜는 사회경제 생태계가 되어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새로운 건강한 작은 교회의 신학은 지역 연합 정신에 기초한 생명망 목회를 추구하는데 있으며 이는 교회와 목사가 지역 및 마을의 교회와 목사로 변화되어, 지역과 마을의 생명망을 짜고 생명을 살리는 목회를 시작하는 것에서 출발될 것이다.
(위글은 2012-11-30부터 2013-01-30까지 기독공보 [NGO칼럼]에 3회에 걸쳐 연재된 필자의 글을 재 수록한 컬럼임을 알려드립니다,)
탈성장주의 시대 교회의 대안을 말한다 (0) | 2013.04.13 |
---|---|
새로운 복지와 학습과 문화 생태계의 마을을 꿈꾼다!! (0) | 2013.02.19 |
[마을은 만남] 부천 약대동 세대공감 불만워크숍 1인시민활동가★원영 (0) | 2013.01.25 |
약대동의 미래, 약대동 청소년의 꿈 (0) | 2013.01.17 |
'작은 교회, 지역사회에 희망을 불어넣다 (0) | 2012.1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