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최근 필이 꽃힌 책은 고흐에 관한 책 입니다,
고흐라는 인물과 관한 책을 가지고 가을을 열기를 바라고
이번 기회에 유럽의 미술사와 예술사를 한번 훝으면 어떤가 생각합니다,
아래 사이트를 보면 유럽의 예술을 여행하려면
파리를 중심으로하는 인상파 화가와 베르린을 중심으로는 진중권 선생이 좋아하는 벤야민
그리고 런던은 디자이인데 그러한 순서로 하면 어떨까하며 ...
http://www.storysearch.co.kr/story?at=view&azi=207399
입문서로 책 두권을 먼져 소개합니다,
걷기, 내면으로의 여행
(파리를 생각한다-도시 걷기의 인문학,정수복,2009,문학과지성사)
땅은 언어에 앞선다. 언어 이전에 땅이 있다. (p30)
출산을 준비하면서 생긴 약 한달여간의 여유.
대부분의 시간을 책 읽기와 글쓰기, 산책으로 보냈다.
첫 출산의 긴장감과 두려움도 없지 않았지만, 그것보다는 처음으로 만끽하는 여유가 주는 달콤함에 젖어든 시간들.
휴식은 새로운 영감을 틔우고 영혼을 살찌우는 인생의 간이역인 셈이다.
무사히 출산을 하려면 운동을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하루 2~3시간씩 규칙적으로 걸었다.
아파트 뒷산 약수터까지 걷다보면 상쾌한 공기가 폐속을 돌면서 무거운 몸에 생기가 돈다.
너무 무리하지 않으면서도 살짝 턱까지 차오르는 숨, 그 헐떡거림의 묘한 긴장감도 즐겨볼만 하다.
이 생각, 저 생각 하면서 걷다 보면 어느새 복잡했던 머릿속도 하나 둘 정돈된다.
내 생활의 규칙적인 걷기가 언제까지 가능할지는 잘 모르겠다. 바쁜 일상으로 돌아가더라도 잠깐의 걷는 여유는 잃어버리지 말아야지 하고 다짐해본다.
정수복의 <파리를 생각한다-도시 걷기의 인문학>은 저자가 프랑스 파리 곳곳을 걸으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적은 '파리 산책기'이다. 파리 하면 고작 에펠탑, 루브르 박물관 정도 떠올리는 나에게는 파리 골목 구석 구석에 감춰진 파리의 내면이 무척 흥미롭다.
이 책은 단순한 여행서가 아니다. 살면서 이곳을 방문할 일이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걷는 무대가 프랑스 파리라는 낯선 곳일 뿐 '걷기'를 통해 자아를 살찌우는 저자의 다양한 생각을 엿보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다.
오늘날 자동차는 가장 널리 이용되는 이동의 수단이 되었다. 점점 더 경쟁이 치열해지고 모든 영역에서 목표달성을 위한 효율성이 강조되는 속도지상주의 사회에서 걷기는 느림과 부적응을 뜻한다. (p62)
걷기는 몸의 움직임을 정신의 운동으로 전환시켜 세상을 조금 다르게 느끼게 해준다. (p63)
길은 내면의 소리를 경청하는 공간이었고 그 내면의 소리를 듣기 위해 구도자들은 걷고 또 걸었다. (p64)
걷기는 비우기다. 쓰레기같이 냄새나는 감정으로 꽉 찬 마음의 휴지통을 비우는 일이다. 걷기는 마음을 정화시킨다. 걷다 보면 분노나 질투심 같은 마음의 오염 물질이 점차 빠져나간다. 더 걷다 보면 내 마음은 나와 아무 관련없이 그냥 거기에 있었던 길과 분수대 하늘과 구름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나'로 꽉 찼던 마음이 누그러지고 자신이 세상의 극히 작은 한 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겸손해진다. (p64)
진정한 산책은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선을 넘나들며, 꿈과 현실이, 이성과 직관이 하나로 합쳐지는 과정이다. 그러므로 홀로 말없이 걷는 산책이야말로 가장 완전한 의미에서의 산책이다. (p67)
걷기는 육체의 운동이면서 정신의 운동이다.
분명히 어제 걸었던 길인데, 오늘 걸으면 또 새로운 것들이 보인다.
어제는 흐릿했던 생각들도 오늘 걸으면 의식의 저 편에서 그 분명한 실체를 드러낸다.
그래, 니체의 말처럼 '생각은 걷는 발의 뒷꿈치에서 나온다.'
고흐의 하나님/안재경/홍성사
‘칠흑같이 어두운 배경 속에 두꺼운 성경 한 권이 펼쳐져 있다. 이 성경은 빈센트의 부친 책상 위에 늘 펼쳐져 있던 가보(家寶) 성경이다. 성경 옆에 촛대가 있는데 촛불은 이미 꺼져 있다. 두꺼운 성경 아래쪽에는 얇은 소설이 놓여 있다. 에밀 졸라의 ‘삶의 기쁨’이란 소설이다. 성경과 소설의 대조가 두드러진다. 빈센트는 부친의 갑작스런 죽음 이후 무엇이 급했던지 부랴부랴 이 정물화를 그리고는 집을 떠나 정처 없이 이곳저곳 떠돈다.’
네덜란드 화가로 서양 미술사상 가장 위대한 화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빈센트 반 고흐가 1885년 완성한 ‘성경과 소설이 있는 정물’이란 그림의 설명이다. 기괴하고 극적 삶을 살았던 고흐의 그림에 성경이 놓여있는 정물화와 초상화가 그렇게 많다는 것을 발견하는 것은 흥미롭다.
1877년 네덜란드 도르트레흐트에서 서점 직원으로 지내면서 쉬지 않고 성경을 읽었던 고흐. 성경을 읽는 데서 그치지 않고 프랑스어, 독일어, 영어로 번역하는 작업을 했던 그. 영국으로 건너가 외국서 온 수많은 이주민들과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려는 열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가 가장 사랑했던 성경 구절은 고린도후서 6장 10절이었다. “근심하는 자 같으나 항상 기뻐하고”.
‘여자 광부들’ ‘시립 로터리 사무실’ ‘예배 드리는 회중’ 등의 그림에서는 민중을 바라보는 그의 독특한 시각이 담겨있다. 고난의 영성과 성육신의 실천, 위로하시는 하나님이 선명히 드러난다.
기독교 신자로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고흐의 최후다. 조울증으로 인해 정신병원에 입원하고 결국 자살로 비극적 삶을 마감했던 고흐와 초기 전도자로서의 삶은 너무 큰 이질감으로 다가온다. 가난한 자들에게 복음을 전하려고 그림을 그려온 삶이 마지막 죽음의 방식으로 인해 허무하게 무너져 내리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에 대해 신앙의 환상을 깨라고 말한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것을 모두 받아야 한다면 우리는 어떤 형태의 죽음을 맞든지 겸손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신학적 논란이 될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저자는 피해가지 않는다.
성경과 고난, 흙의 신학, 종교의 본질, 자아 존재감, 하나님과의 합일, 감사와 위로 등 결코 쉽게 지나칠 수 없는 신학적 주제를 그림 80점과 함께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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