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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 협동으로 나아가는 마을교회 이야기: 신앙세계 기사

그와 함께 춤을...

by 아름다운 마을 2016. 6. 29.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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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 협동으로 나아가는 마을교회 이야기:


                                                   = 신앙세계 김도형 기자 (신앙세계 기사) =

 




한국에는 무척이나 교회가 많다.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에는 어김없이 교회가 있다. 그래서 교회는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누구에게나 너무나 친숙한 곳이다. 한국 선교 130년만에 얻은 결과라고 생각할 때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구한말과 일제강점기, 한국전쟁과 산업화, 민주화 등의 한국사 속에서 교회는 지역사회와 너무나 친밀하게 자신의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어느 순간 교회는 스스로 울타리를 치고 안주하며, 그들만의 리그에 익숙해지고 말았다. 일반적인 의미에서 공동체성이 강했던 시골교회에서 개인이 강조되고 우선되는 도시교회로 변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교회는 이제 마을의 구심점이라기보다는 폐쇄적인 이 되고 말았다. 핵가족 같은 개교회들이 여기저기 밤하늘에 십자가 불빛으로 점멸하고 있는 것이다. 그 와중에도 교회 공동체의 원형을 잘 보존하면서 시대의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했던 교회도 있다. 부천의 새롬교회. 30년 역사 속에서 여전히 새로운 새롬교회를 다녀왔다. _편집자 주




오래된 미래, 부천 새롬교회

지난 612일 부천 약대동의 한 카페에서 새롬교회 30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새롬교회 교인들을 비롯한 지역사회 주민들이 함께했다. 그야말로 떠들썩한 마을 잔치 분위기로 치러진 이번 행사는 새롬교회가 지난 30년간 지역사회와 어떻게 함께 호흡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축제의 장이었다. 그것이 그저 말이나 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삶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행사 현장에서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정말 오랜만에 정감 넘치는 시골교회에 다녀온 느낌이었다.

그간 새롬교회는 지역사회와 함께 여러 가지 사역을 함께했다. 이 사역은 이원돈 목사의 1인 리더십에 의한 것이 아니라 교회 공동체 전체가 발 벗고 나서는 모두의 사역이었다는 것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그래서 교인 수 100여 명의 새롬교회가 지역아동센터와 어린이집, 가족도서관, 가정지원센터 등을 운영하며 마을 만들기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이런 실천적 삶의 현장을 뒷받침하는 이론적 바탕과 구심점 역할은 이원돈 목사의 몫이다.



비유하건대 아이들이 장터에 앉아 서로 불러 이르되 우리가 너희를 향하여 피리를 불어도 너희가 춤추지 않고 우리가 곡하여도 너희가 울지 아니하였다 함과 같도다”(누가복음 732)

때로는 함께 춤을 추고, 때로는 함께 애곡하며 울 수 있는 공동체, 갈릴리 마을에서 예수님이 하셨던 그 일을 하기 위해, 이원돈 목사를 비롯한 청년들이 1985년 부천 약대동에 오게 되었다. 피리를 불며 잔치와 축제로 춤을 추기 위해서. 새롬교회는 사도행전의 초대교회가 아니라 복음서의 예수님의 삶이 담긴 갈릴리 마을 공동체를 교회 공동체의 원형으로 삼고 있다. 복음을 전하는 것만큼이나 복음과 함께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선언하는 것이었으며, 이러한 정신은 30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더군다나 한국교회의 회복과 갱신이 요원한 시점에서 새롬교회는 선교적 교회의 오래된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선교적 교회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고, 그에 따른 다양한 교회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새로운 교회들이 하늘에서 뚝하고 떨어진 것이 아니라 새롬교회와 같은 어제와 오늘을 이어주는 다리가 있었고, 더 나아가 새로운 지평으로 안내해 주는 표지판이 되어 주고 있는 것이다.

기실 교회의 선교적 모델은 아주 오래된 것으로, 130년 전 한국에 선교가 이루어질 때 일어났던 교회 공동체의 모습과 동일하다. 덕수궁 일대에 자리를 잡은 외국인 선교사들은 교회 개척과 더불어 학교와 병원, 다양한 복지시설 등을 만들어 기독교적 가치 안에서 새로운 공동체망을 형성해 나갔던 것을 본다. 당대에 필요했던 근대식 교육과 치료, 가난으로 굶주린 이들을 도우며 섬겼던 사역이, 21세기 현대사회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는가. 이를 고민하고 답을 찾아갔던 것이 새롬교회 30년 역사였다.




마을 만들기, 30

1986년 부천 약대동에 일련의 청년들이 교회를 개척했다. 그들이 교회 개척과 함께 시작한 어린이집. 당시 약대동은 서민들의 주거지역으로 맞벌이부부들이 많았다. 그래서 교회는 아이들을 안전하게 믿고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을 만든 것이다. 이 어린이집은 교회와 함께 30년을 더부살이하며, 마을 공동체 형성의 기반이 되었다. 4년 후인 1990년 이제 학교에 입학한 아이들의 방과 후를 책임져 줄 수 있는 시설이 필요하게 되었다. 당시 전국에 50~60여 개밖에 없던 공부방 개소가 그것이다. 공부방에서는 방과 후 활동과 급식을 지원하였으며, IMF를 겪으며 새롬지역아동센터로 이름을 바꿔 최대 복지 전달 체계로서 마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또한 2002년에는 약대동과 삼정동의 어르신들에게 한글 교육과 다양한 동아리활동을 지원하는 새롬가정지원센터’(꿈터)를 개소했다. 지역사회 평생교육 및 복지 생태계를 만드는 데 앞장 서 왔던 것은 새롬교회. 이처럼 시대와 환경에 따라 마을의 필요를 채워 주기 위해 애쓰는 것, 새롬교회의 지역사회 선교는 예수 가정이라는 비전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하게 된다.

예수 가정은 단순히 혈연적 가정이 아니라 사회적 가정, 지역적 가정 그리고 공동체적 가정을 의미해요. 가족도서관만 하더라도 단순히 책만 읽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삶의 이야기들이 읽고 나누는 가정과 지역 사회가 이야기 공동체가 되는 것을 돕기 위해 시작한 것이었어요.”

최근 각 지역사회에 다양한 특색을 가진 작은도서관들이 활발하게 새워지고 있다. 새롬교회에서는 2003년 이미 작은도서관을 시작하였는데, 그 이름이 신나는 가족도서관이다. 이 이름은 IMF를 겪으며 가족과 공동체의 해체를 바라보며, 가족과 공동체의 의미를 예수 가정 안에서 깊게 고민한 흔적이다. 가족도서관은 삶의 이야기들이 모이는 공동체로서 역할을 하면서 마을의 가정과 아동을 지원하는 어린이집과 지역아동센터와 연결되기 시작했다. 약대동 일대를 둘러싼 일련의 인적 물적 교류가 마을이라는 공동체를 피부로 느낄 수 있게 된 것이다.

성서의 갈릴리 마을과 부천의 약대동 마을을 겹쳐서 생각해 봅니다. 그러면 제 마음속에는 약대동이라는 캔버스 위에 교회와 공부방, 도서관이 붓이 되어 마을 공동체를 그려 가는 것을 봅니다. 이들을 꿈을 꾸고 꿈틀꿈틀 다시 부활하며 살아나기 시작하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예수님이 피리를 불면 약대동 마을이 덩실덩실 춤을 추며 노래를 하는 것이죠.”

마을이 꿈꾸면 도시가 춤을 춘다 꼽이의 전성시대

새롬교회가 시작한 어린이집과 지역아동센터, 작은도서관, 가정지원센터 등은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마치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처럼 약동하기 시작했다. 지역사회와 함께 시대와 환경에 따른 교회의 대응이 만들어 낸 결과였다. 이러한 움직임을 이원돈 목사는 생명망 목회 또는 생태계 만들기라고 말한다.

새롬교회의 30년 역사는 지역과 아동’(1986~1997), ‘가족과 마을’(1997~2010), ‘생명과 협동’(2010 이후)의 시기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지역과 아동시기는 새롬어린이집, 새롬공부방, 약대 글방을 통해 지역 선교의 다리를 놓았다면, ‘가족과 마을시기는 서민지역의 가정해체를 가정지원센터 운영과 마을 만들기를 실천하여 극복하려던 시기였습니다. ‘생명과 협동시기는 예장 총회의 생명살리기 운동을 지역 목회에 적용하여 본격적으로 마을의 학습 문화 복지 생태계를 만들기 시작하여, 교회와 마을이 협력하여 본격적으로 생명망을 짜기 시작한 시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새로운 교회 생태계, 이른바 약대동 마을은 다양한 결실을 맺고 있다. 특히 2010년 이후 사회적 기업과 협동조합이라는 사회적 경제의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2012년 마을의 청년 사회적 기업인 아하체험마을과 교육극단 틱톡이 약대동 마을에서 인큐베이팅되기 시작했다. ‘아하체험마을꼽사리 영화제를 기획하여 부천시 시승격 40주년 프로포절에 공모한 결과 합격하여 약대동 마을의 축제로 자리 잡는 데 큰 역할을 담당했다. 세 명의 주부가 동네 아이들을 위해 무대에 오르면서 시작된 틱톡은 사회적기업 육성 사업에 선정되었으며, 가정지원센터에서 어르신들에게 인형극을 지도하고 있다. 또한 신나는 가족도서관에서 매주 수요일에 열렸던 인문학 소모임에서 태동한 마을 협동조합 떡카페 달라나 토끼2013년 탄생하였다. 이들 사회적 기업 및 협동조합은 201211월 완공한 담쟁이마을을 보금자리 삼아 지역경제와 일자리 문제로 시달리고 있는 마을 주민들과 청년들에게 희망을 심어 주고 있다.

 

마을 축제 꼽사리 영화제2013년 처음 열리게 되었으며, 이듬해 제2회 꼽사리영화제에서는 꼽이와 함께 동네 한 바퀴라는 약대동 복지 교육 문화 생태 마을지도가 만들어졌다. 상상 속의 마을 공동체가 아니라 지도로 볼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체적인 마을 공동체가 형성된 것이다. 더불어 마을 청년들을 중심으로 꼽이 방송국이 만들어져, 마을의 다양하고 소소한 이야기들을 많은 이들과 공유할 수 있는 채널을 확보하게 되었다. 또한 약대동 마을과 부천시민사회의 교육과 복지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한 꼽이 청소년 심야식당이 만들어지면서, ‘꼽이라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하는 약대동 마을 만들기가 본격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내일의 새로운 교회 생태계

미래 목회는 마을 단위의 지역 중심 생명망 목회를 지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교회에 갇힌 목회가 아니라 지역과 마을의 생명망을 짜는 목회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새로운 교회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것, 이 안에는 복지적학습적 생태계와 마을 만들기의 문화콘텐츠, 생명사회경제를 담지한 공공신학이 녹아 있어야 해요.”

미래 한국사회의 불안한 전망의 대부분은 다음세대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OECD 국가 중 청소년 자살률이 가장 높다거나 불행하다고 느끼는 청소년 비율이 가장 높다는 것은 한국사회가 경쟁이 치열하고 각자도생의 사회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저출산과도 연관이 된다. 무한경쟁시대 속에서 아이를 돌보는 것이 무척이나 힘겹고, 또 그러한 여건이나 환경이 형성되지 않기 때문에 출산을 포기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는 출산 포기만이 아니라 결혼도 연애도 포기하는 형국으로 이어진다.



이원돈 목사는 암울한 한국사회에 필요한 것이 돌봄 공동체라고 말한다. 아프리카 속담처럼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개인이나 가정으로는 극복하지 못하는 문제들을 마을 공동체가 돌보는 것이다.

사회적 영성은 개인 경쟁력과 스팩을 쌓는 자기 계발식 힐링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와 공동체의 온도를 높여가는 관계적 힐링을 말해요. 저는 여기에 참 치유와 돌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혼자 애쓰는 것보다 서로가 서로의 손을 잡아주고 부둥켜안아야 해요.”

이원돈 목사는 사회적 영성 체험은 가족과 개인과 개교회를 넘어서는 새로운 역적 생활이라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사회적 기도와 사회적 심방이라는 새로운 미션 앞에서, 교회 공동체가 잃어버린 양을 돌보는 영적 돌봄의 선교 일꾼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이를 위해서는 세 가지 기준이 필요하다.



 

첫째, 물질적인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는 물질적복지적 생태계를 만들어 도움을 드린다. 둘째, 서로 돕는 사회적 관계망이 부족한 분들에게는 상담을 통해 기관과 도우미들을 연결하여 돌봄의 관계망을 찾아드린다. 셋째, 신앙적 위로와 격려 그리고 기도와 같은 영적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전도한다.

이는 교회 안의 신앙적 생태계와 교회 밖 마을 생태계를 사회적 심방의 개념으로 묶어 영적 돌봄망이라는 큰 틀을 짜는 것을 말한다.

예수님이 피리를 불면 우리는 춤을 추고, 그가 곡을 하시면 우리도 함께 울 것입니다. 아이들이 신나면 마을이 꿈을 꾸고, 마을이 꿈을 꾸면 도시가 춤을 추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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