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왼쪽부터 김철민 이경재 황인돈 목사 |
ㆍ일시 : 2017년 10월 12일
ㆍ장소 : 본보회의실
ㆍ참석자 : 황인돈 목사(아름다운교회), 이경재 목사(함께하는교회), 김철민 목사(대전제일교회)
ㆍ사회 : 박만서 편집국장
ㆍ정리 : 이경남 차장
ㆍ사진 : 임성국 기자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해 각각의 목회 현장에서 사역하고 있는 목회자 3인을 초청해 한국교회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개혁을 통한 교회의 미래를 제시하기 위해 '기독교, 우리사회 중심인가, 주변인가'를 주제로 좌담회를 열었다. 좌담회에는 부천에서 목회자 공부하는 모임을 이끌어 온 이경재 목사(부천노회 함께하는교회), 인도네시아 선교사 출신이고 대전 지역에서 대표적인 교회인 대전제일에서 목회하고 있는 김철민 목사(대전노회 대전제일교회), 페이스북에 예장(통합)목회자 그룹을 운영하고 있는 황인돈 목사(평북노회 아름다운교회)가 참여했다. <편집자 주>
사회:목회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생각하는 종교개혁이 궁금하다. 개혁되어야 할 대상으로 한국교회, 각각의 현장에서 경험에 비추어 새로운 것들을 공유해보기 원한다. 목회현장의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 한국교회는 선교역사 130여 년 만에 놀라운 성장을 했다. 1970, 80년대에 세계가 놀랄만한 성장을 했으며, 선교 대국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또 우리 사회 종교인구 중 가장 많은 인구를 자랑하게 됐다. 이러한 한국교회의 긍정적인 면을 평가한다면?
김철민 목사:어려서 시골에서 신앙생활 했는데, 당시 교회는 마을에서 앞서 나가고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것을 기억한다. 예를들면, 젖소를 분양해 성도에게 나눠주는 등 선도적으로 협동조합운동을 일으켰다. 초대교회의 시대정신하고 맞물려 시대를 보는 눈이 세상보다 앞서 있었다. 이것은 초대교회 정신에서 기인한다. 구한말 한국교회는 당시 상상할 수 없었던 반상간 평등주의, 남녀차별문제 등 시대의 아픔을 열어주는 통로역할을 했다. 1950~60년대 성경구락부가 중학교 설립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경재 목사:지금과는 다르게 내가 어렸을 적에는 부모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했다. 이분들은 성경적 지식은 부족했을지 몰라도 하나님에 대한 뜨거운 사랑과 열정이 있었기에 자녀들을 신앙적으로 이끄셨다. 이분들이 갖고 계셨던 신앙요소가 이 시대에도 필요하다. 총회가 추진하는 마을목회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구역은 마을속에서 신앙, 먹거리, 아픔을 함께 나누며 기도해주던 작은 공동체다. 과거의 이런 것들이 한국교회 발전과 성장을 가져왔다.
황인돈 목사:한국교회는 과거 두 가지 역할을 감당했다. 첫번째는 정보의 통로역할이었고, 두번째로 시대적 아픔을 위로하고 독립운동을 주도적으로 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가장 어려운 시대에 이땅의 백성들을 위로하고 새 지식과 희망을 주면서 앞서 끌고 갔던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해방 후 지식인들이 별로 없었던 당시, 제대로 공부한 사람들이 목사님들이었다. 그들이 지식인이었기 때문에 사회지도층 역할을 감당했다. 지금은 기독교인들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많이 보고 있지만, 기독교인들의 삶을 보면 그래도 윤리를 지키며 살고 있음을 본다. 알게 모르게 사회에 선한 영향을 끼치는 기독교인들이 많다. 사회곳곳에서 기독교인들이 많은 역할들을 하고 있지만 잘 알려지지 않다보니 교회에 대해 나쁜 점만 부각되는듯 하다.
이경재:교회가 사회신뢰도를 잃었다고 하지만, 목회자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분명 있다. 목회자가 양심적으로 살고, 목사 자신을 희생하며 살아간다는 것을 사람들도 잘 알고 있다. 목회자는 사제나 승려와 다르게 사람들에게 드러날 기회가 많기 때문에 부정적인 점이 부각된 게 아닐까?
황인돈:선교사님들도 훌륭하신 분들이 많다. 선교사 부부가 자국민도 꺼리는 쓰레기마을로 들어가 선교하고 그 지역 사람들을 위해 희생한다. 이런 선교사들이 잘 알려지지 않아서 안타깝다.
사회자:목회자의 삶이 사람들의 기대치에 못미치기 때문에 부정적인 여론이 나오는 것 같다. 다른 사람보다 목회자에 대한 기대감이 높기 때문이 아닐까?
이경재: 세월호 참사 때도 가톨릭보다 개신교가 더 열심히 활동했고, 지금까지도 유가족과 아픔을 나누고 있다. 그러나 이런 부분이 언론화되지 않고 홍보적인 측면으로 다뤄지지 않아 일반 사람들은 기독교의 활동에 대해 잘 모른다. 민주화운동도 마찬가지다.
사회자:안티기독교 세력이 한국교회에 대한 공격이 시작된 것을 본다. 양이 있으면 음이 있기 마련이다. 놀라운 성장이라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한국교회는 부끄러운 일들이 많았다. 목회 현장을 중심으로 생각해 보자.
황인돈: 한국교회의 놀라운 성장은 한국교회에 주신 복임에 틀림없지만, 독이 되기도 했다. 교인수 증가, 교회 성장으로 교회가 힘을 갖게 되면서 사회에 영향력을 끼치게 된 것은 좋으나, 교회가 갖게 된 힘을 잘 못 쓰는 것이 문제의 시작이다. 한 기업의 CEO가 성적으로 타락하는 시점은, 본인이 원하는만큼 목표를 달성되고 힘을 갖게 되면서 '이건 내가 했어'라며 자만하고 방심하는 순간이라고 한다. 교회사를 훑어보면 목회자들의 성적 문제, 금전적인 문제는 교회가 타락한 결과, 즉 변질된 결과이다. 힘을 잘못 사용하면 범죄가 되고 타락하게 되는 것이다. 한국교회가 갖고 있는 힘을 어디다 쏟고 있는지를 살펴보면 교회의 현 위치를 알 수 있다.
이경재:지금 사역하고 있는 부천 지역에서 교육전도사를 모집해보면 신학생들이 거의 지원하지 않는다. 교회가 서울에 있지 않다보니 그런 것 같다. 소형 교회에는 사실 더 오지 않는다.
김철민: 신학교육이 중요하다. 대전노회의 경우 고시위에 평균 한해 20명 정도 지원하는데 올해는 4명으로 지원자가 줄었다. 우리 노회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신학교육의 양적 문제 질적 문제이며 각 교회가 갖고 있는 질적 성숙의 문제이다. 교회에 와서 사람들이 심오한 말씀과 진리에 부딪히고 깨닫고 믿음의 여정에 초대받고 진리를 추구해 나가는 과정이 이뤄지고 있지 않다. 피상적이고 얕은 한국교회의 모습들은 결국 목회자들의 책임이다. 젊은층은 교회를 보수적이고 답답하다고 느낀다. 해소할 장치가 교회에 없다. 교회의 본질을 추구하고 자기 정체를 공고히 하는 것에 한국교회는 실패했다. 목사 장로의 주도권 다툼을 들여다 보면 결국 돈문제로 귀결되는 실망스러운 모습이다.
이경재:노회 안에서의 문제점도 우려된다. 부서 공천을 할 때 거마비가 얼마인지를 따지는 모습을 종종 본다. 성화라고 하는 측면이 간과되고 예수님을 믿고 구원받으면 끝이라고 믿는 게 문제다. 성화와 관련된 프로그램을 해야 한다. 총회가 감당해야할 몫이다.
김철민:지역교회 목회자로서 교인들에게 종종 답을 주기만하고, 답에 이르는 과정을 주는 것에 노력이 부족했다.
황인돈:오늘날 교회들이 답은 주는데, 문제는 주지 않는다. 교회가 문제 없는 답을 주다보니 답 자체가 공허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이경재:성경은 좁은 길을 가라고 하는데 우리는 넓은 길을 택해왔다. 좁은길을 가면서 경험하는 것들이 아름다운 것인데, 너무 큰 그림만 그리고 있다.
황인돈: 건강한 성장이 아닌 비만에 불과하다고 본다. 한국교회는 성장이란 말보다 비만이란 말이 어울린다. 성장해서 자랑스러운게 아니라 오히려 성장이 문제라고 본다.
이경재:목회자들이 성도들에게 과정을 겪는 것을 요구하고 추진해나갈 때, 과연 메가처치가 될 수 있을까? 그렇게 될 수 없다. 미래교회는 대형교회로 가는 것을 목표로 삼으면 안된다. 그럴 시 한국교회는 또 다시 침체를 겪게 될 것이다.
황인돈: 처음에는 분명 철저한 회개에 의한 건강한 부흥이었을 것이다. 1990년대가 되면서 기복신앙, 성장주의가 됐다. 그러다보니 교회에서 더 이상 회개를 말하기가 어려워졌다.
이경재:양적성장이 복음의 능력인 양 말하는 것을 본다. 복음의 능력이 성경적이어야 하는데 교회주의적인 것이 됐다. 참과 거짓이라는 부분이 혼돈되어 있다. 비판적인 설교를 할 수 있는 자리가 없어진 것이 문제다. 왜 교회는 일반사회가 생각하는 평균 수준도 못 따라갈까?
황인돈:목회자는 진보적인 사람들, 보수적인 사람들과 모두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모두를 끌어안을 수 있어야 한다. 교회에게 건전한 판단력 분별력을 주는 게 중요하다. 목회자들 중 많은 분들이 소통능력이 없는 걸 본다. 동성애, 혼전순결문제, 여성문제의 이슈에 관해 청년들과 대화하는 것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이경재:교회 내 진골 성골 문제도 심각하다. 신학교에서 기득권을 갖고 있는 경우 교수로 채용되는 것을 본다. 이런 것들을 이슈화시키고 공론화시켜 답을 찾아야 한다. 교회와 총회는 분명한 의식을 갖고 이런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김철민:신학적 경향성, 진보보수 문제들에 대해 사유화의 문제가 있다. 공적윤리가 서 있지 않다. 편가르기(분란)를 들여다보면 예수님의 사람이 아닌 내 사람을 만들려는 문제를 본다. 세상보다도 못한 개인적이고 사리사욕에 얽혀 있는 것을 보면, 너무나 추악하고 역한 냄새가 난다.
이경재:목회자들이 자기 비움이 없다. 목회자가 바뀌면 한국교회 문제들이 70~80%는 해소될 것으로 본다.
사회:올해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 해이다. 다양한 행사도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개혁'이라는 주제에 우리 스스로가 어떻게 응답하고 있는가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과연 한국교회는 개혁의 대상인가, 아니면 개혁의 주체인가?
이경재: 교회는 개혁의 대상임과 동시에 개혁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따라가는 사람들, 성경을 통해 뭔가를 지향해가는 종교적 공동체이기 때문에 이 사회를 개혁시킬 수 있는 마지막 보루이다. 때문에 사람들은 교회를 비판하면서 소중하게 생각한다. 교회는 생명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담고 있는 교회 외에는 개혁의 주체를 얘기할 수 없다.
황인돈:느헤미야가 성전 재건 사명을 갖고 준비하는 단계를 보면, 성전 재건은 느헤미야의 문제가 아니고 이전 사람들이 하지 못한 상황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느헤미야는 자신의 죄로 가져와서 나를 용서해달라고 회개했다. 끊임없이 가슴을 찢으며 눈물을 흘렸다. 먼저 나 자신의 개혁을 전제로한 개혁, 반드시 눈물이 동반된 개혁이 필요하다. 개혁의 목소리는 많은데 눈물은 어디 있는가? 한국교회가 눈물이 너무 말라버렸다.
김철민:교회가 개혁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개혁은 가죽을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아픔을 수반하고 죽을 수도 있는 위험부담이 있다. 개혁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외부적으로 주체가 되어야 하고, 내부적으로는 강단의 개혁이 있어야 한다. 본문으로부터 흘러나오는 하나님 본래적 음성을 들려주고 있는가? 성도들은 그것을 듣고싶어 한다. 내 경험, 가공, 가미, 적절한 타협은 지양해야 한다. 말씀 중심, 본문 중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설교학자 포사이스는 "목사가 본문을 떠나는 순간 교인은 교회를 떠난다"고 했다. 목회자들이 이 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문화명령과 지상명령에 대한 각성이 필요하다. 문화명령은 창의적인 메이킹의 문제라면, 지상명령은 선교의 문제다. 예배, 교육, 교제, 양육, 훈련해서 뭘 할 것인가? 선교적인 교회를 만들어야 할 것이 아닌가.
이경재: 선교를 교회성장 위한 프로그램으로 생각하는 것, 도구화된 선교가 문제다. 구제 또한 교회성장을 위해 암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세상을 향해 우리는 시대와 삶을 나눴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황인돈:교인들은 사회에 베풂을 실천할 때 목회자가 일반인들에게 신앙도 권하고 메시지도 줄 것을 요청하는데, 동사무소의 경우 종교적 색채를 드러내는 것을 꺼린다. 이렇게 되면 교인들의 경우 돕는 활동에 대해 동기부여가 생기지 않는다. 교회는 교회로서의 고유한 목적이 있다. 일반 사회복지와 다른 점이 없게 된다. 교회가 복지사업을 하는 경우 궁극적으로 영혼구원을 위해서이다. 단지 돌봄을 위해 사랑실천을 위해 하는 것에 대해 딜레마이다.
이경재: 일단 발벗고 뛰어 도울 사람을 돕고, 목회자만큼은 힘들더라도 계속해서 조금씩 영혼 구원 방향으로 가는 것이 좋다.
김철민:중요한 것은 내 안의 목적성은 갖고 이것은 내면화하고, 외적으로 성숙한 섬김으로 표출해야 한다. 어느 정도 신앙에 대한 암시를 주면서 자발적인 결심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본 회퍼는 "하나님 없이 하나님 앞에"라고 말했다. 개혁에 있어 탈교회화가 필요하다.
이경재:노회는 지역에 봉사하는 기관이어야 하는데 정치적 구조가 되어 버렸다. 노회는 지역을 살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예산도 지역사회를 위해 쓰여져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주로 집단 보존을 위해 쓰여지고 있다.
김철민:노회의 정치집단화 문제가 심각하다. 노회는 연합 즉, 전체 맥락에서 어떤 사역을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 의지가 결여되어 있다.
이경재:결집력도 결여되어 있다. 노회가 정치화되어 버렸다. 젊은 목회자는 노회에서 자신의 역할이 없다. 종교개혁도 마찬가지다. 정신개조가 필요하다고 본다. 노회 구조가 정치화되어 비효율적인 구조가 되었음을 지적하고 싶다.
사회:우리 교단은 지난 101회기에서 '다시 거룩한 교회'를 강조했고, 이번 102회기 총회에서 '다시 세상 속으로'를 강조하고 있다. '다시'와 '거룩'은 결국 개혁을 통해 교회 본래의 모습을 찾아가자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리고 '세상 속으로'는 개혁된 교회, 개혁되어지는 교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으며 설정된 이 주제를 목회 현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가?
김철민: 총회가 어젠다를 제시하는 것은 좋다고 본다. 거룩은 교회 정체성, 구심점이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1년이라는 회기가 너무 짧다. 마을목회는 각 교회로 파급되어야 하는데, 그러기엔 기간이 너무 짧다.
이경재:세상을 어떻게 볼 것인가? 단지 선교의 대상인가, 아니면 삶의 공동체로 볼 것인가라고 하는 선이해가 필요한데, 요한복음을 보면 세상은 어둠이어서 선교의 대상이고, 교회와 분리시켜 죄악된 세상으로 봤다. 그런데 지금은 선교의 대상이 교회가 된 것이 아닌가? 정복의 대상으로 삼는 것보다 하나님의 복을 같이 나눌 수 있는 복의 근원으로써 교회가 다가가고, 세상을 '하나님이 보기 좋았다'라는 세상으로 만들어가는 데 힘써야 한다. '다시 세상속으로' 자체가 교회성장이라고 하는 관점으로 보는게 아닌지 우려된다. 이러한 관점을 탈피해야 한다.
황인돈: 주제해설서를 보면 아주 좋은데 밑바닥까지 스며들어가지 못하는 이유는 총회의 정치집단에 대한 불신이 강하기 때문이다. 또한 현장에서 패배의식이 팽배해 주제해설서를 읽어보지도 않는 경우도 많다. 말단 조직까지 스며들 수 있는 동기부여, 장기적 지원체계가 확실히 준비되어 총회가 지속적으로 정책을 끌어가야 한다.
이경재:부천의 이원돈 목사가 마을목회를 하기까지 30년이 걸렸다. 그것을 1년만에 따라갈 수 있을까? 마을 목회하기 위해선 대형교회가 해야 할 일들이 있다. 제반조건은 큰교회들이 만들어줘야 한다. 이것 없이는 마을 목회가 불가능해 보인다. 큰 교회가 작은 교회에 교인들을 파송하는 것도 좋은 방법 같다. 총회가 대형교회에 좋은 정책을 제시해줬으면 한다. 마을목회 유형들을 다양하게 만들어 소개해달라.
김철민:마을목회를 강조하는 이유가 교회 안에서만 목회하는 목회자들에게 세상 전체를 향해 확장된 목회를 하라는 뜻 같다. 선배들은 오히려 마을목회를 잘 해 오셨다. 마을전체가 목회의 대상이었다. 교인 100명 규모의 교회들이 계속 일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100명의 교인으로 이뤄진 교회는 스스로 자립할 수 있으면서 온 성도들과 교통할 수 있어 좋은 교회 형태라고 본다.
황인돈:지역사회 봉사를 해도 마을목회라고 하기엔 미비했다. 도시교회 특징 중 하나가 그 지역의 교인이 없다. 먼 지역에서도 오는 경우가 많다. 지역교인들은 주로 노인층이다. 그래서 지역과의 접촉점을 찾기가 어려웠다. 멀리서 오는 교인들에게 교회가 속한 지역을 살피라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사회자: 마지막으로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목회현장에서 기대하는 변화, 한국교회의 방향성은?
이경재: 목회자부터 신학적으로 개혁되어야 하고, 삶의 실천에 있어서도 개혁되면서, 동시에 교회가 본질에 충실한 교회가 돼야 한다. 항상 개혁해야 한다. 그리스도 안에서 신앙인들이 새로운 방향들을 정해 잘 나아가길 바란다.
김철민:1517년 종교개혁 이후로 부흥의 불길이 타올랐다가 100년을 넘어가지 못했다. 종교개혁이 사그라들고 유럽지역이 반종교개혁으로 넘어갈 때 트리엔트 공회의가 있었다. 이때 교황은 자신의 권한에 대해 원색적 비난을 받아들였다. 그러면서 종교개혁에 대해 반박했다. 그러나 남미 아프리카까지 가톨릭을 전파하자며 트리엔트 공회의가 마무리 됐다. 이때 예수회가 수많은 선교사를 파송했다. 개혁은 성경으로 돌아가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선교적 정신을 갖는 것이다. 종교개혁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이 아이러니하게도 트리엔트 공회의였다. 내 담벼락을 뛰어넘어 선교적 마인드를 재장착하는 것이다.
황인돈: 교회에게 화목케하라는 사명을 주셨는데 교회부터 분쟁이 생기면 화해할 수 있도록 조정해 줄 수 있는 사람도 부족하고, 전문적으로 훈련된 사람도 교단에 없는 것 같다. 화해자의 역할 하려면 중도입장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교회가 앞장서서 편을 나누고 있다. OECD국가 중 우리나라가 가장 갈등해결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회가 갈등을 중재하고 화해하는 데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교회의 잃어버린 사명이 바로 '화해'이다.
이경재: 교회가 사회적 건전한 이성을 갖고 있어야 한다. 교회는 자기주장만하고 사회를 설득시키지 못하고 있다. 믿는 사람들이 이성적 합리성이 있으면 좋겠다.
김철민: 복음은 내가 죽고 예수 그리스도로 거듭나는건데, 십자가로 돌아가는 것을 갈망하는 것이다.
사회: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현장에서 목회자가 느끼는 종교개혁의 의미를 나누게 새롭게 알게 된 점이 많아 유익했다. 함께 좌담에 참여해 주셔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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