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야식당 만들고 노인대학 열고… 마을목회, 선교 대안으로
입력 : 2018-11-08 14:19
최기학 전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장이 8일 서울 노원구 상현교회에서 열린 마을목회 세미나에 앞서 설교를 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예수는 믿으나 교회는 가지 않는다는 가나안 교인의 수가 이미 200만을 헤아리고 있다. 2015년 통계청의 ‘인구주택조사’에 따르면 56.1% 인구가 종교가 없다고 답했다. 젊은 층에서는 기독교는 미래에 선택한 종교 중 가장 낮은 점수를 받고 있으며 다음 세대로 표시되는 청소년, 청년층의 교회 이탈은 점점 더 가속화되고 있다.”
성석환 장로회신대 교수는 현 상황을 위와 같이 진단했다. 8일 서울 노원구 상현교회(최기학 목사)에서 열린 2019 마을목회계획 세미나에서다. 세미나는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마을목회위원회가 주최하고 예장마을만들기네트워크(예마넷)에서 주관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소속 목회자들이 세상 속에 나아가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그 해답으로 ‘마을목회’를 택했고 함께 모여 방안을 모색했다. 성 교수는 “새로운 하나님 선교의 증표로 마을목회를 주목할 수 있다”며 “기성교회들이 겪는 위기 요소를 극복하고 새로운 교회의 양식으로 제시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성장주의와 물량주의 등 그동안 한국교회의 성장동력이 됐던 담론을 교회 외부의 세상과 마을 시민사회로 돌리자는 것이다. 북미와 영국에서 새로운 교회의 선교운동으로 제시되는 ‘선교적 교회’와도 맥락이 맞닿아 있다.
성 교수는 ‘세상 속으로의’ 구호는 마을과 동네에서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교회 중심적 사고를 넘어 공동체적이며 공존하는 다양한 주체들과의 협력을 요구했다. 성 교수는 “분절되고 고립된 현대인이 서로 위하고 다 같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일에 교회가 헌신해야 한다”며 “노회나 지역교회가 지역사회 관계망을 통해 발견하는 지역사회의 필요를 채우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했다.
부천 원미구 약대동 여름 마을 학교는 마을 목회의 좋은 예다. 이원돈 부천 새롬교회 목사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성경학교와 가족도서관을 열었다. 여름 내내 토요일마다 아이들을 쉼터로 불러모아 마을방송국을 만들고 인문학 강좌를 열며 영화제도 함께 했다. 세대가 통합하는 합창단을 구성해 부천 통일 음악제도 열었다. 지난해 문을 연 심야식당은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청소년들에게 짜장밥과 떡볶이 소고기덮밥 등 무료 음식을 제공하며 매주 100여명이 찾는다.
지역 사회를 위해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이상연 고양벧엘교회 목사는 작은 교회들이 협업해 노인대학을 개강하고 카페 공간을 만들며 주민들을 위한 동아리를 구성한 사례를 발표했다. 수평적 관계에서 함께 프로그램을 하며 공동체 간 신뢰가 쌓였다.
농촌을 살리기 위해서도 마을 목회는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오필승 목사는 농촌을 살리기 위해 귀농 귀촌인 단체를 만들며 수세미 농사 등을 함께 지으며 체험농장을 만든 사례를 소개했다. 홍성군 장곡면 신동리 마을의 특색을 갖춘 신동리 역사 홍보관을 개관하기도 했다.
정경옥 신실한교회 목사는 ‘힐링알토스협동조합’을 만들어 마을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이용, 건강 기능성차를 만들고 보리빵과 잼을 가공 판매한 일을 소개했다. 마을도서관과 우리동네 오케스트라 지역주민 잔치 등 지역사회를 위한 공헌 활동 사례도 보였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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